728x90 반응형 SMALL 내마음 공방108 100-56. 너는 내가 아니다. 김상운 작가님의 "왓칭"을 읽고 나는 나의 감정의 의미,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화'의 존재를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 나의 가장 흔한 착각은 나와 무엇을 동일시하는 데 있었다. 자주 겪는 상황을 들어 설명해보자면, 오늘 엄마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중국 요릿집을 갔다. 엄마가 먹고 싶다는 찹쌀 탕수육과 간짜장을 사드렸는데 "엄마. 짜장면 맛있어?" 묻는 내게 "별로야."라는 대답을 하는 엄마가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유인 즉 '나'라는 존재를 '엄마를 위하는 나의 마음'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내가 엄마를 위해 시간을 내어 점심을 대접하는데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맛없다'라고 하니 기분이 상하는 거라고 주장하며 내 안의 '화'가 폭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엄마는 .. 2022. 2. 27. 100-55. 봄비 오늘은 내내 하늘이 흐렸다. 비가 오면 딱 좋을 그런 날씨였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이 까매지더니 후드득,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우산이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5분, 뛰면 2~3분이었다. 뛸까? 걸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걸었다. 피하지 않아도 좋았다. 차라리 비가 내리니 살 것 같았다. 비가 내리는 사방의 공기가 퍽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봄비구나' 생각했다. 이른새벽과 늦은 저녁, 회사와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천천히 내리는 봄비에 젖어들며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삶에도 봄비만큼이나 따뜻한 변화가 와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미역국을.. 2022. 2. 26. 100-54. 가보지 못한 골목길을 가보지 못한 골목들을 그리워하면서 산다 알지 못한 꽃밭, 꽃밭의 예쁜 꽃들을 꿈꾸면서 산다 세상 어디엔가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골목길과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던 꽃밭이 숨어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희망적인 일이겠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산다 세상 어디엔가 우리가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두근거려지는 일이겠니! - 가보지 못한 골목길을, 나태주 - 백백 쓰기를 시작할 즈음 이 시를 읽었다. 그리고 이 시를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뭘 써야 할지 깜깜해서 결국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백백 쓰기 오십 네 번째 날, 다시 이 시를 꺼내 든다. 그때 내가 왜 아무것도 쓰지 못했는지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나는 .. 2022. 2. 25. 100-53. 신호 나는 자주 기도한다. "하느님, 만약 제가 어리석게도 당신이 보내주신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거든 제가 확실히 알 수 있을 때까지 신호를 보내주세요." 오늘 나는 정말 직접적인 신호를 받았다. 아빠에게서 전화를 받았고 그 전화 한 통으로 많은 상황들이 순식간에 해결됐다.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나서 불현듯 며칠 전 뉴스에서 기사에서 책에서 봤던 문장들이 떠올랐다. 내게 수없이 전해지는 신호들을 내가 알아채지 못하자 답답하신 하느님께서 직접적으로 "~게 해!"라고 알려주신 거다.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독실한 크리스천도 아니다. 솔직히 성당에 가지 않은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언제나 기도하는 걸 잊지 않았다. 힘들때도 감사할 때도 하느님께 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요 몇 달 여러 가지 .. 2022. 2. 24.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7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