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내마음 공방108 100-60. 기분전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곱슬머리를 귀 밑까지 싹둑 잘랐다. "아깝지 않으세요?" 혹시나 내가 후회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레 묻는 디자이너 선생님의 배려가 참 고마웠다. "전혀요. 아주 속이 다 후련해요." 솔직히 긴 머리를 자르는 게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3년을 길러온 머리였다. 애착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틀어 올리면 되는 긴 머리가 간편해서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했다. 곱슬, 잔머리, 얇은 모라는 최악의 조건을 모두 갖춘 머리칼은 미용실을 가지 않은 1년 3개월 동안 마치 사람의 손길이 타지 않은 무성한 정글 숲과 같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자를 쓰지 않으면 외출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나는 미용실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헤어샵 중 한 곳으.. 2022. 3. 3. 100-59. 왕의 강연 https://youtu.be/lu4V0Hvdols 조선시대 왕을 견제하는 장치로 '경연'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왕과 신하들이 모여 서로의 학문을 나누고 각종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말이 학문을 토론하는 경연이지 혼자서 다수의 신하를 상대해야 하는 왕의 입장에서는 참견이고 견제고 훈수라는 생각이 강했을 것이다. 실제 '연산군일기', '광해군일기'를 살펴보면 연산군과 광해군이 경연을 차일피일 미루었다는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역대 왕들 중 경연을 적극 장려해 반대로 신하들에게 큰 부담을 지어준 왕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날 대왕으로 칭송되는 "세종대왕"이다. 조선 시대 성군의 상징인 세종의 재위 시절 역사를 기록한 책 '세종실록'에는 세종 14년 12월 22일 경연에서 신하들이 질문에.. 2022. 3. 2. 100-58. 아이구 아이구(1919) 세상을 살다 보면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는 기억들이 있다. 3.1절은 내게 그런 기억들 중 하나다. 지금이야 뭘 좋아하는지 또 잘하는지 자신 있게 말하지도 못하는 멍청이지만 어렸을 적에 난 좋아하는 게 확실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또는 이야기를 듣는 걸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미술시간, 국어시간, 역사시간을 참 좋아했다. 대학 전공도 내가 좋아하는 역사교육과를 지원했고 운 좋게도 직업 역시 전공과 관련된 직업군에 취업했다. 나는 6년간 중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었다. '아는 것'과 '가르친다'는 그 차이를 교직 생활 6년간 내내 경험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내가 '아는 것'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다행히 나보.. 2022. 3. 1. 100-57. 꿈은 꿈은 꾸는 것이 아니다 꿈은 묻는 것이다 밑불로 씨알로 꿈은 온몸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자신을 묻어 캄캄히 썩어 꿈은 뿌리로 다시 피는 것이다 - 박노해 시인의 숨 고르기, '꿈은' - 요즘 나는 생각이 많다. 내가 가장 많이 스스로에게 묻는 건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 '나는 뭘 하고 싶을까?' 하는 자기 성찰, 진로에 대한 질문들이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한다. '나를 브랜딩 하라'. 내가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떠오르는 게 없다. 떠오르는 게 없으니 나를 브랜딩 하라는 그 말도 그림의 떡처럼 막연한 심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 그런 때에 박노해님의 시를 읽었다. 꿈은 꾸는 게 아니라 자신을 묻어 .. 2022. 2. 28.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7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