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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강연99

100-95. 친해지고 싶어 자발적 아웃사이더. 현 직장에서 내가 정한 포지션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람들의 관심-나이, 결혼 여부, 거주지, 가족관계 등등-이 부담스러워 사적으로는 교류하지 않는다. 다만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거나 주는 일엔 늘 적극적이다. 괜히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나누는 게 편하지 않다. 내게 주어진 업무를 하고 점심시간엔 혼자의 휴식을 즐기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일상을 꾸려나가는 일과가 나는 편하다. "혼자 다니는 게 편해요?" 업무상 도움을 구하러 온 사원분께서 본인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내게 건낸 말이었다. 요지는 함께 어울리는 무리 중 내 또래 사원분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은데 내가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다가가기 어렵다고 했다며 본인들과 더 가까워지고 친해지자고 말씀하셨다. 나를 위한 .. 2022. 4. 7.
100-94. 병신같이 우리 집 베란다는 엄마가 사 온 것, 주워온 것, 받아온 것 등등 온갖 화분들로 한가득이다. 그 화분 하나하나엔 또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을 가진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꽃을 피운 화분, 아직 봉오리만 맺힌 화분, 사시사철 푸르기만 한 화분 등등 나는 하나도 관심 없지만 엄마는 베란다에 자리 잡은 식물들의 작은 변화에도 크게 기뻐하며 내게도 소식을 전한다.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루였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지만(식물의 이름은 너무 어렵다) 어쨌든 같은 식물의 화분이 두 개인 모양이었다. 원래 그 식물은 봄에 꽃을 피우는 게 순리인데 A화분에 자리 잡은 식물은 겨울에 봉오리를 맺어 봄에는 썩어 꽃을 피우지 못했고 B화분에 자리 잡은 식물은 이제 봉오리를 맺어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고 했다. 엄마는 때를 .. 2022. 4. 6.
100-93. 이름 남자 친구와 5년을 만나면서 결혼이나 2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거의 없다. 특히 남자 친구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은 더더욱 없다. 연상연하 커플. 비혼주의. 딩크족. 우리 연애는 지금 이 순간이 중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별 탈 없이 부담 없이 사이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다. 물론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 사람이랑 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는 해봤다. 그 사람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며칠전 뜬금없이 남자 친구 입에서 "딸 이름을 지어놨어. 딸이 태어나면 연희라고 짓고 싶어."라는 말이 나왔다. 갑자기 딸 얘기도 생뚱맞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딸 이름이었다. 내 친구 이름이 연희라면 예쁘지만 딸 이름이 연희인 건 예쁘지 않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왜 연희라고.. 2022. 4. 5.
100-92. 목욕탕 아침 일찍 일어나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대중탕은 코로나가 터진 뒤론 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봄이 오고 날씨도 좋고 코로나는 계속 확산 세지만 될대로 돼라는 심정도 들고 결국 가기로 결심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다녔던 백두산 대중탕은 문을 닫았다. 그 앞에 가서야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서둘러 네이버 지도앱을 켜고 가까운 대중탕을 찾았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스파랜드가 운영 중이었다.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위치였다. 월요일이라 사람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대부분 50대 중후반의 아주머니들 혹은 백발이 꽤 근사한 멋쟁이 할머니들이었다. 특이점은 목욕탕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와 엄마는 마스크를 쓸 ..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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