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와 5년을 만나면서 결혼이나 2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거의 없다. 특히 남자 친구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은 더더욱 없다. 연상연하 커플. 비혼주의. 딩크족. 우리 연애는 지금 이 순간이 중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별 탈 없이 부담 없이 사이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다.
물론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 사람이랑 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는 해봤다. 그 사람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며칠전 뜬금없이 남자 친구 입에서 "딸 이름을 지어놨어. 딸이 태어나면 연희라고 짓고 싶어."라는 말이 나왔다. 갑자기 딸 얘기도 생뚱맞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딸 이름이었다. 내 친구 이름이 연희라면 예쁘지만 딸 이름이 연희인 건 예쁘지 않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왜 연희라고 짓고 싶냐고 물어보니 요즘 아이들 이름은 너무 인형 같은 이름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자고로 사람 이름은 어른스러워야 한다나.
그건 좀 아닌데, 혼자만 생각하다가(절대 연희라는 이름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정말 예쁜 이름이다!!! 단지 내가 딸을 낳는다면 다른 이름을 짓고 싶은 것 뿐이다) 문득 딸 이름, 아들 이름이 떠올랐다. 그리고 남자 친구에게 연희 대신 내가 지은 이름은 어떠냐고 물어봤다. 아직 대답이 없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관없다. 만약 우리가 정말로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정말 우리 사이에 아들과 딸이 태어난다면 무조건 내가 지은 이름을 올릴 거고, 우리가 헤어져 각자 결혼을 하고 딸과 아들을 낳는다면 그땐 각자 지은 이름을 사용하면 된다. 아니다. 아들과 딸을 낳지 않아도 되니까 너랑 오래 함께면 좋겠다. 지금 내 마음은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좋다.
'내마음 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95. 친해지고 싶어 (0) | 2022.04.07 |
---|---|
100-94. 병신같이 (0) | 2022.04.06 |
100-92. 목욕탕 (0) | 2022.04.04 |
100-91. 아프지마 (0) | 2022.04.03 |
100-90. 꾸준함 (0) | 2022.04.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