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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유전자라며 자신만만했던 남자 친구는 결국 확진이었다. 요 며칠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설마 확진일까 했는데 역시나였다. 늘 건강 하나는 자신 있어했지만 생각해보면 사귀는 동안 매년 크게 앓아 걱정을 시킨 건 내가 아닌 남자 친구였다. 이로써 진정한 슈퍼 유전자는 나임이 확인되었다. 오늘 하루 종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프면 꼼짝 않고 내리 잠만 자는 사람이라 자는가 보다 했다. 한편 많이 아픈 건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몸상태가 어떤지 솔직히 말하라고 협박했지만 괜찮다, 멀쩡하다는 답만 돌아왔다. 답변의 텀이 무척 길었다.
늘 내게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있으라며 신신당부 했던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 잠만 자고 있으니 걱정이 되어 죽을 맛이었다. 먼 곳에 있는 것도 격리되어 지내는 것도 온통 걱정되는 것 투성이었다. 열이 38도까지 올라갔다고 했는데 아마 지금도 열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전화 한 통이 없다. 지금은 괜찮다며 나를 안심시키지만 조금 살만해지면 그때 정말 아팠다고 솔직히 털어놓을 사람. 그래서 차마 전화를 할 수도 없다.
멀리 있는 그 사람이 아프지 않길 바랐다. 늘 건강하고 밝고 씩씩해서 코로나 따윈 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좀 더 건강한 내가 그 사람을 잘 보살펴줘야 할 것 같다. 내일은 부디 조금은 나아진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네가 아프면 너무 걱정이 된다. 그러니 제발 나 없는 곳에서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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