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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강연99

100-3.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네모난 작은 새장이어서 나는 앞발로 툭툭 쳐보며 굴려보며 베란다 철창에 쪼그려앉아 햇빛을 쪼이는데 지옥은 참 작기도 하구나 꺼내놓고 보니, 내가 삼킨 새들이 지은 전생이구나 나는 배가 쑥 꺼진 채로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점점 투명하여 밝게 비추는 이 봄 저 세상이 가깝게 보이는구나 평생을 소리없이 지옥의 내장 하나를 만들고 그것을 꺼내어보는 일 앞발로 굴려보며 공놀이처럼 무료하게 맑은 나이를 보내어보는 것 피 묻은 그것, 내가 살던 집에서 나와보는 것, 너무 밝구나 너무 밝구나 내가 지워지는구나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이윤설- 나는 고민을 사서 하는 사람이었다. 고민이 습관인 사람. 그래서 매사 심각하고 짜증이 많던 사람. 늘 예민해서 살이 잘 붙지 않는 사람.. 2022. 1. 5.
100-2. 기죽지 말고 살아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풀꽃. 3, 나태주- 눈을 떴다. 오전 8시 30분. 평소보다 4시간 30분을 더 잤다. 몸이 한결 가볍고 개운했다. 눈 뜨자마자 한 시간 정도 진행되는 명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가이드에 마음을 맡기고 따라가던 길에 또 눈물이 났다. 잘 울지 않은 내가 요즘은 참 눈물이 흔한 사람이 됐다. 명상을 마치고 마음이 정돈됨을 느꼈다. 그리고 곧장 펜을 들어 모닝 페이지를 썼다. ‘내가 무엇이 되어 정말 행복하다’는 문장의 진짜 의미는 내가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이 기뻐 웃은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거예요. 모든 걸 다 내어주고 픈 내 반쪽에게 더 많은 걸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게예요. 문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었을 때 기꺼이 내 것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2022. 1. 4.
100-1. 2022년은 봄 2021년은 내게 참 시린 계절이었다. 아주 많은 것을 잃어야 했고 나의 우를 인정해야 했으며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낡은 것들을 버리느라 내내 애를 써야 했다. 그럼에도 버틴다는 건 언젠가 이 모든 것들도 지나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오래 참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을 뿐이다. 2022년 첫날에 나는 폭풍 같은 눈물로 하루를 마감했다. 그냥 모든 게 다 서럽고 원망이 됐다. 그래서 내가 믿는 신께 죄송하다고 기도했다. 원망해서 죄송합니다. 탓해서 죄송합니다. 더 오래 버티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소리 없는 울음에 몸도 마음도 구겨지고 무너졌다. 거울 속 내 표정이 너무 지쳐 보여서 더 눈물이 났다.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얼굴선을 타고 .. 2022.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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