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빛깔) : 색깔은 사람의 개성, 꿈, 욕망 등을 상징
Personality(성격) : 사람의 생각, 말, 행동으로 만들어진 어진 습관
Analysis(분석) :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냄
작년 여름 DNA컬러 성격 분석을 통한 CPA검사를 받았다. 생년월일을 통해 타고난 컬러를 알아보고 그 컬러를 바탕으로 성향과 기질을 파악하는 검사였다. 검사 결과 나의 타고난 컬러는 오렌지, 행동 컬러는 퍼플이었다.
오렌지 컬러를 가지고 태어난 나는 사교적이고 자유롭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반면 행동 컬러로 퍼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직관력이 뛰어나고 창조적이다. 컬러 검사를 진행해 주신 분께서 나에게 말했다. "유하님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셔야 해요. 반드시요. 그래야만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어요."
초등학교 때 나의 꿈은 화가였다. 이후 만화가로 그 형태를 조금 달리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매우 좋아했다. 쑥스럽지만 분명 재능도 있었다. 하지만 수학 학원은 보내줄 수 있어도 미술 학원은 보내줄 수 없다는 엄마의 단호함에 나는 배우고 싶던 그림을 취미로만 남겨두었고 끝내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CA시간 장래희망과 함께 가고 싶은 대학을 쓰는 시간에 '작가'와 '중앙대 문학창작과'를 써냈다가 "네가? 네가 중앙대 문학창작과를 간다고?" 수업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어느 선생님의 꾸지람 같은 핀잔에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이후 아직은 꿈을 찾지 못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내가 고3 때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졌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오십줄의 기술 선생님의 "여자 직업으론 교사만 한 게 없다."는 말을 듣고 사범대에 진학했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역사 교육과에 진학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대안학교 봉사 및 고등학교 상담 인턴 활동을 병행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중등학교에서 첫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교직 생활 6년간 학교로부터 학생들로부터 그리고 학부모님들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과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늘 불안했던 것 같다. 태생이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다 보니 교직 생활 6년간 나를 갈아가며 오직 학생들을 위해 살았다. 하지만 늘 마음이 공허했다. 6년째 되던 해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났다. 그리고 늘 새벽 2시가 되면 침대가 땀으로 흥건히 젖은 채 깼다. 체중계의 바늘은 41킬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맡았던 우리반 학생들은 모두 원하는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에 진학했고 3학년 중 가장 진학 성적이 좋은 반으로 꼽혀 졸업식마저 마치 큰 축제처럼 성대하게 치러졌다. "우리 둘째가 선생님 반 되게 해달라고 내가 교장선생님께 특별히 부탁했어요." 학부모님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나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
학교를 나온 뒤 그동안 안해본 알바가 없다. 태어나서 가장 분주하게 살았고 지금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 해내면서 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해 볼 뿐이다. 백백 쓰기 역시 기회가 왔기에 '할 수 없다'는 이성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해보는 중이다. 가보다가 아닌 것 같으면 중간에 멈춰 서더라도 가보지 않은 것보단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재미있다. 매일 무얼 쓸지 고민하는 것도 글감을 찾기 위해 시집을 뒤적이는 것도 글의 주제와 어울리는 그림이나 사진을 찾아보는 것도 다 재미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내가 나에게 관심이 생긴다. 자꾸 궁금해진다. 그리고 백일 후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지 몹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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