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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공방

100-13.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

by 윈디 windy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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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앙카라벨리댄스 카페

끝을 알 수 없는 구덩이처럼 캄캄한
어둠이 나를 덮고 있는 이 밤, 신이 어떤 존재이든지 간에
나는 굴복하지 않는 내 영혼에 감사할 뿐이다.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을 떄에도
나는 움츠러들지도 크게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불운의 몽둥이에 얻어맞아
머리에 피를 흘릴지라도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분노와 슬픔 너머에서
죽음의 공포가 내게 손짓하지만,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앞에 놓인 좁은 문이 어떤 것인지,
어떤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

-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



내가 초등학생 시절 EBS 채널에서는 매주 토요일 밤 고전 명화를 보여주었는데 그때 나는 인생 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된다. 스칼렛 오하라 역의 비비안 리의 마지막 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로 막을 내리는 명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그때 나는 살구색 내복을 입고 겨울 이불 세 채를 바닥에 깔고 다시 그 위에 앉아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까지 영화를 봤더랬다. 영화는 모두 2부작으로 꽤 긴 시간 방영을 했는데 나는 졸음도 잊은 채 영화를 끝까지 봤다. 겨우 열두 살 혹은 열세 살 어린 여자애가 고전 명화가 전하는 의미를 알 턱이 있었겠냐만은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과 화려한 드레스에 그만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후 학창 시절 '재미있게 본 영화는?'이란 질문에 열에 여덟 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적었다. 그런데 왜 재미있었냐고 물으면 마땅한 대답을 하진 못했다.

2022년 1월 1일. 나는 새해 첫날 자진 출근을 했다. 얼마 전부터 단기 알바를 나오기 시작한 대학 친구와 함께였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식상한 인사 속엔 '우리 정말 대견하다! 이 고생도 언젠가 웃으며 얘기할 날이 올 거야! 우리 힘내자'란 수많은 축복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새해 첫날의 해를 함께 보았다. 그때 나도 모르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란 말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스칼렛 오하라가 그랬듯이 자못 비장해진 얼굴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봤다. 뒤이어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진지해진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서로 마주 보곤 깔깔 웃었다.

오늘 2022년의 열다섯 번째 태양이 떠올랐다. 나는 첫 번째 해를 마주한 새해 첫날부터 열다섯 번째 해를 본 오늘까지 단 하루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다. 그 사실이 그리고 스스로의 인정이 더없이 큰 위로가 된다. 인생 최대의 기회가 바로 내 눈앞에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이 모든 걸 다 잃고도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비장한 각오를 통해 희망을 붙잡은 것처럼 나 또한 그리할 것이다.

명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 


그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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