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달렸네
바로 어제만 해도
먹구름이 몰려올 때
나는 좌절하곤 했지.
그저께의 일도 아니고
한 달 전의 일도 아니라네.
하지만 모든 일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네.
모든 기회 앞에서
나는 죽어도 좋아.
그 기회들이 지나가기 전에
나는 잡았네.
곤경으로 주어졌지만,
어떻게든 나는 이겨냈고
앞날은 빛나네.
나는 할 수 있다 자유롭다고
자신에게 되뇌고,
성공과 행복은
참으로 내게 달렸네.
-제임스 J. 멧칼프-
입시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 얘들아! 검은색 안경을 끼고 이 세상을 바라보면 어떤 색일까? 핑크색안경을 끼면? 하늘색 안경을 끼면? 그래 맞아. 이 세상은 내가 어떤 색의 안경을 끼고 보느냐에 따라 어둡게도 보이고 환하게도 보여. 그 안경을 선택하는 건 오직 나 자신이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다 내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고백하건데 저 말을 아이들에게 해줄 당시 내 마음속 안경도 회색 먹구름이 잔뜩 낀 검은색이었다. 어쩌면 나는 아이들이 아닌 나를 향해 저 말을 외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생을 아름다워’를 처음 본 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주변의 기대에 부흥하는 인생을 살던 이십 대 후반 때였다. 학기말 방학을 앞 둔 교실은 늘 어둡고 한적했다. 정규수업을 마친 상황이기에 교과와 관련된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작성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우락부락한 남학생들이 감동적인 영화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나 귀엽기도 해서 나는 이번 수업 시간엔 뭘 보여줄까를 고민했다. 그렇게 보여준 영화 중 한 편이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다. 그때 내게 이 영화는 ‘유태인 학살’, ‘나치즘’, ‘부성애’, ‘감동’ 등의 단어로 정리가 됐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흘러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이때,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시골에서 성공을 위해 상경한 주인공 귀도와 그의 친구 페루시오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이 장면, 이 대사가 내 마음에 와닿았다. 인상적인 것은 영화 내내 보여주는 주인공 귀도의 진실한 믿음이다. 친구가 알려준 쇼펜하우어의 자기 암시법을 귀도가 철석같이 믿었다는 것. 그리고 그 믿음대로 사랑하는 연인 도라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는 것. 말로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작 두려움에 잔뜩 움추러든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 참으로 미묘하고 복잡한 순간이었다.
- 조슈에! 내일 아침에 게임이 끝나! 그럼 상을 줄 거야.
오늘 밤만 들키지 않으면 60점을 받을 수 있어.
- 지금 몇 점인데?
- 940점이야. 거기다 60점을 더하면?
- 1,000점!
- 일등이야! 이기는 거야! 모두 널 찾고 있어. 정말 화났나 봐.
오늘은 절대 실수하면 안 돼. 이게 마지막이야.
저 통에 숨어라, 어서! 어서 가! 번개처럼!
귀도 덕분에 아들 조슈에에게 있어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비극은 1등 선물인 탱크를 타기 위해 벌어지는 즐거운 게임이었다. 귀도는 죽는 순간까지도 아들의 믿음을 지켜준다.
나는 검은색을 아주 검은색으로 바라본다. 힘듦은 아주 힘듦으로 느낀다. 미안함은 죄책감이 되었고 용기는 두려움 아래 그 힘을 잃는다. 그 위기의 순간에 이 영화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제임스 J. 멧칼프의 시를 다시 읽었다. 그래. 모든 건 내게 달렸다. 먹구름이 몰려올 때마다 좌절하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임을! 곤경으로 주어졌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며 앞날은 환하게 빛날 것임을! 아무리 처한 현실이 어둡더라도 인생은 진정 아름다운 것임을!
나는 할 수 있다, 자유롭다고
자신에게 되뇌고
성공과 행복은
참으로 내게 달렸네
-제임스 J. 멧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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