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는 기억들이 있다. 3.1절은 내게 그런 기억들 중 하나다. 지금이야 뭘 좋아하는지 또 잘하는지 자신 있게 말하지도 못하는 멍청이지만 어렸을 적에 난 좋아하는 게 확실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또는 이야기를 듣는 걸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미술시간, 국어시간, 역사시간을 참 좋아했다. 대학 전공도 내가 좋아하는 역사교육과를 지원했고 운 좋게도 직업 역시 전공과 관련된 직업군에 취업했다.
나는 6년간 중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었다. '아는 것'과 '가르친다'는 그 차이를 교직 생활 6년간 내내 경험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내가 '아는 것'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다행히 나보다 앞서 교편을 잡으신 수많은 선배님들의 방대한 자료들이 나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그 길잡이 중 하나가 바로 3.1 운동이다. 3.1 운동은 1919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다. 이때 만세시위 운동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탄압에 희생당했다. 그 탄압에 슬피 운다 하여 1919년을 '아이구아이구'라 설명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근현대사를 가르칠 때의 내 마음가짐은 진실로 비장했었다. 그건 도저히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뜨거움이었다. 아무튼 3.1 운동이 일어난 기미년, 1919년을 '아이구아이구'라고 기억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걸 보면 그때 이 교수학습법은 꽤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니아의 전쟁을 보면서 마음이 참 심란했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여 나라를 지키려는 우쿠라니아 사람들의 비장한 모습을 마주하며 지금 이 시대에도 전쟁이 일어난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부디 더 많은 이들이 다치고 아프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원만한 합의를 이뤄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길 기도한다. 아울러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이룩해주신 우리 조상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오늘의 백백 쓰기를 마친다.
'내마음 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60. 기분전환 (0) | 2022.03.03 |
---|---|
100-59. 왕의 강연 (0) | 2022.03.02 |
100-57. 꿈은 (0) | 2022.02.28 |
100-56. 너는 내가 아니다. (0) | 2022.02.27 |
100-55. 봄비 (0) | 2022.02.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