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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공방

100-56. 너는 내가 아니다.

by 윈디 windy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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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운 작가님의 "왓칭"을 읽고 나는 나의 감정의 의미,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화'의 존재를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 나의 가장 흔한 착각은 나와 무엇을 동일시하는 데 있었다. 자주 겪는 상황을 들어 설명해보자면, 오늘 엄마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중국 요릿집을 갔다. 엄마가 먹고 싶다는 찹쌀 탕수육과 간짜장을 사드렸는데 "엄마. 짜장면 맛있어?" 묻는 내게 "별로야."라는 대답을 하는 엄마가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유인 즉 '나'라는 존재를 '엄마를 위하는 나의 마음'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내가 엄마를 위해 시간을 내어 점심을 대접하는데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맛없다'라고 하니 기분이 상하는 거라고 주장하며 내 안의 '화'가 폭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엄마는 찹쌀 탕수육은 맛있지만 간짜장은 입에 맞지 않는구나. 나는 짬뽕이 완전 내 스타일이다. 마음에 든다."는 시각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습관처럼 올라오던 화가 금세 누그러졌다. 

 점심을 먹고 한 낮의 햇살을 좀 더 즐기고 싶어 집 앞 개천가를 오래 걸었다. 그리고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엄마가 아빠에게서 느끼는 '화'의 존재도 엄마가 바라는 '이상적인 남편'과 '현실의 아빠'의 차이에서 오는 것임을 알게 됐다. '화'의 감정이 생겨나는 이유를 알게 된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평온해짐을 느꼈다.

 

 모든 감정은 '나'에서 시작된다.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사랑스러울 수도 있고 죽도록 미울 수도 있다. 내가 자주 언급하는 '피해자 마인드'는 나의 화를 돋우는 1등 공신이다. 그래서 나는 '피해자 마인드'를 내려놓는 연습을 계속하는 중이다. 나의 감정은 내가 아니다. 당신 또한 내가 아니다. 그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화가 올라오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별 일 아닌 일에도 갈대처럼 휘청대는 나약한 마음이다. 다행인 건 '감정 바라보기'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분명 내 안의 감정을 평온하게 마주 볼 수 있을 거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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