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 손해 보는 것 같아 억울함이 드는 마음. 요즘 내 마음에 자주 출몰하는 마음의 형태다.
- 이딴 걸 돈을 주고 사다니! 미쳤다. 정말!
- 내 점심시간은 왜 온전히 1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거야?
- 10분 일찍 끝내준다고 세상이 멸망하나? 갈수록 진상이네. 짜증 나!
- 열심히 하면 누가 알아준대? 나도 다 열심히 해 봤어! 잘하면 일만 더 시키지!
적어 놓고 보니 솔직히 부끄럽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고부터 자꾸 이런 마음이 올라온다. 특히 점심시간이나 퇴근 시간이 늦어질 때마다 분노 게이지가 빠르게 상승한다. 오늘도 그랬다.
보통 5시 50분이면 오후 조 직원들과 교대하기 위해 퇴근 카드를 찍고 이동한다. 그런데 오늘은 50분이 지났음에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누군가 "왜 퇴근하란 말 안 하지?" 묻자, "앞으론 57분에 나간대"라고 답했다. 순간 짜증이 확 솟구쳤다. 나도 모르게 그냥 얼굴을 맞댄 누군가에게 "갈수록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짜증 나게."라고 말했다. 어떤 이는 "그러게요." 쓰게 웃었고 또 다른 이는 "짜증 날게 뭐 있어. 천천히 나가면 되지."라고 답했다.
"짜증날게 뭐 있어. 천천히 나가면 되지."
이 말이 왜 자꾸 곱씹어질까. 퇴근길에도 집에 돌아와 정말 맛있는 저녁을 먹을 때에도 잠시 누워 휴대폰을 깔짝거릴 때도 집요하게 생각이 났다. 속이 쓰렸다. 정말 짜증 날 게 없었는데. 그냥 천천히 나가면 될 것을. 왜 나는 그토록 손해 보는 기분에 사로잡혀 화를 냈던 걸까.
최근 내가 하는 말과 행동들이 상당히 날이 서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 삶의 환경보다 더 크게 생각하고, 몸에 기억된 느낌들보다 더 커져야 하며, 새로운 시간선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머리로만 알 뿐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반성한다. 환경 속에서 기억된 느낌 속에서 주어진 시간 속에서 살며 짜증내고 투덜댔던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 모두를 깊이 반성한다.
다만, 솔직하게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내가 되고자 하는 그 마음엔 뜨거운 응원과 사랑을 보낸다. 조급할 거 뭐 있나. 하나씩 천천히 변화해나가면 되는 거지. 그렇게 나는 오늘도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마주한다. 훌훌 털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내마음 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21. 별들은 따뜻하다 (2) | 2022.01.23 |
---|---|
100-20.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0) | 2022.01.22 |
100-18. 네가 믿는 게 곧 너의 현실이니깐 (1) | 2022.01.20 |
100-17. 걱정하지 마 (0) | 2022.01.19 |
100-16. 조퇴는 즐거워 (0) | 2022.01.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