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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공방

100-79. 봄 산책

by 윈디 windy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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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란다 창으로 쏟아지는 오늘 햇살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가만 집에 있을 수 없어 엄마와 함께 안산 호수공원으로 마실을 나갔다. 바람은 꽤 불어왔지만 차가운 기운이 많이 누그러진 덕분인지 전혀 춥지 않았다. 엄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길을 거닐다 엄마가 몇 년을 그토록 찾아 헤매던 창이 큰 모자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구매했다. 엄마는 꽤 오랫동안 아무리 빨아도 누렇게 낀 때가 가시지 않은 낡은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이유인 즉 이 모자만큼 창이 큰 모자를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 길에서 우연하게 엄마가 원하던 모자를 발견한 것이었다. 운이 참 좋았다. 

 

 스타벅스에 들려 엄마가 마실 밀크티와 내가 마실 돌체라떼를 구매했다. 주변 지인들이 보내준 쿠폰이 여러 장이라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 쿠폰을 보내준 지인들에게 마음으로나마 감사인사를 건넸다. 

 

 까까진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진 호수공원을 거닐며 엄마와 나는 이제 정말 봄이 왔음을 실감했다.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과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한가로운 기운이 흠뻑 느껴지는 풍경에 나도 엄마도 무거운 가슴이 탁 트이는 듯 개운하고 상쾌했다. 

 

 따뜻하고 맛있는 커피, 상쾌한 바람, 부드러운 햇살을 모두 가진 그 순간 나는 오랜만에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행복을 매일 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문득 올려다본 머리 위 풍경은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오리가 한가득이었고, 그 아름다운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환해지는 기쁨이 느껴졌다. 모든 게 완벽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나는 봄 속을 거닐며 행복을 느꼈다. 그 순간 만큼은 나의 모든 것들이 전부 봄이었다. 따뜻한 봄을 흠뻑 느끼고 돌아온 지금, 봄 산책을 다녀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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