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기분이 널을 뛰었다. 괜찮은 것 같다가도 순간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산책으로 평온했다가 갑자기 불안함에 초조해졌다. 그러다가 '인내', '기다림'이라는 단어에 무너졌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다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봤다. 갑자기 이 모든 걱정이 왜 시작됐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이 먼 미래에 머물고 그 미래가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이 엉망진창으로 느껴졌다. 나는 현재의 안전함을 잊고 미래의 불안함에 매달렸다. 그렇다. 지금 나는 걱정을 사서 하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마음이 환해지면서 내가 왜 쓸데없이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전정 긍긍하고 있는지 우스워졌다. 곧장 나는 지금 이 순간의 평온함에 집중했다. 내가 안전하고 얼마나 행복한지 또 풍요로운지 집중했다. 그제야 휘몰아치던 불안한 감정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습관이었다.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니 까마득해져서 불안해진거다. 지금에 머물지 못하니 그저 다 불안했던 거다. 엄마에게 걱정을 사서 한다고 잔소리했었는데 내가 엄마와 똑같은 행동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조급함이 불안함을 데려오고 불안함은 더 큰 절망을 몰고 왔다. 이런 감정의 악순환은 나의 나쁜 습관 중 하나였다. 다행히 이제는 알아차릴 수 있고 이렇게 털어낼 수 있다.
미래는 모르겠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다만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맞기 위해 그저 나의 순수한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노라 거듭 다짐할 뿐이다. 오늘 나는 최선을 다 했는지,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yes! 라고 대답할 수 있는 하루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렇다면 오늘 나의 하루는 최선이었을까? 행복하고 즐거웠을까? 내 대답은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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