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튜버 정회도 타로 마스터님의 채널에서 타로카드를 봤는데 영상 끝에 마스터님께서 전해주신 소울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다. 당시 내게 온 메시지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세요."라는 메시지였는데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과연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내 작은 힘이라도 필요로 하다면 반드시 돕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감기 기운이 있어 집 근처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이브 더 칠드런" 후원 권유를 받게 됐다. 이미 나는 4군데 정기후원 중이고 그중 한 곳이 세이브 더 칠드런이다. 나는 "현재 세이브 더 칠드런 후원 중이에요."라고 말했지만 후원 활동가는 스티커 하나만 붙이고 가라며 나를 붙잡았다. 어렵지 않은 일이라 스티커를 붙였다. 그리고 이내 코로나19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후원을 부탁한다는 긴 설득이 시작됐다. "하루 커피 한잔 값 아끼면 아동의 한 끼 식사가 해결돼요." 나는 홈카페를 즐기느라 카페엔 잘 가지도 않는다. 후원 권유가 지나치다 싶어 "이미 세이브 더 칠드런에 후원 중이고 제 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로 후원 중이라 추가로 하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라고 내 입장을 밝혔지만 후원 활동가는 물러서지 않고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날 설득했다.
이런 집요함이 거리의 후원 활동가들을 기피하게 되는 내 나름의 이유이다. 나는 보통 정기 후원 외에 추가 기부는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많이 한다. 작년만 해도 소액으로 기부한 금액이 50만 원이 넘었다. 부담이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부는 내 마음을 더없이 따뜻하고 풍요롭게 한다. 그런데 길 위의 급작스러운 기부 권유는 '이 정도는 마음만 있으면 해 줄 수 있잖아요!'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거절하려고 했다. 그때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나의 다짐이 떠올랐다. 심지어 그 활동가의 이름이 내 남자친구와 동일하기까지 했다. 이 어처구니없는 우연에 속웃음이 났다.
내가 편하지 않은 날짜 중 하루는 카드값이 지출되는 25일인데 이 날을 후원일로 정했다. 앞으로 나에게 25일은 카드값을 내야 하는 무거운 날이 아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행복한 후원일이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마지막 건널목 신호등에 멈춰 서서 또 다른 다짐을 했다. '더 이상 후원은 무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후원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로워지자'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갑자기 온 몸에 에너지가 꽉 차는 기분이었다. 첫 번째 다짐이 이루어졌듯 두 번째 다짐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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