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별명은 '엉덩이'였다. 쉬는 시간 없이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수험 공부를 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당시 수학, 영어 점수가 형편없었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했다. 고3 시절엔 너도나도 다 열심히 하던 때라 내가 특별히 열심히 한다고 생각지도 않았다. 오히려 미리 준비하지 못한 나의 게으름을 탓하고 후회했다.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한달한 달 동안 8킬로 그램을 감량했다. 매일 2회씩 4시간, 뒷산을 오르며 정말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처음엔 산 중턱까지만 올라도 숨이 차서 더 오르지 못했는데 한 달을 오르다 보니 어느 순간 한 시간이면 정상을 찍고 내려올 수 있을 만큼 능수능란하게 산을 타게 됐다. 이후 6년간 거의 매일 산을 올랐다. 폭우나 폭설만 아니면 우비를 입고서라도 산을 탔다.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그냥 산을 오르는 게 즐겁고 좋았다.
담임직을 맡고 내가 늘 했던 이벤트는 여름방학때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써서 보내주는 일이었다. 서른 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나와했던 약속이므로 매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은 잘 보내고 있는지 안부편지를 써서 부쳤다.
그러니까 나는 최근까지도 스스로를 '끈기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어느 모임에서 나의 단점 혹은 고치고 싶은 점에 대해서도 '끈기 없음'을 꼽았다. 그런 내가 새벽 기상 100일 프로젝트를 성공했고 현재도 꾸준히 새벽 기상을 실천하고 있으며 백번 쓰기 프로젝트도 2회 차 진행 중이며, 아티스트웨이 모닝페이지 100일 도전 역시 성공 후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켈리 최 회장님께서 진행하시는 모닝콜 역시 1회 차 100일 완주를 마치고 지금은 2회 차 모닝콜을 도전 중이다. 이밖에도 나는 참 많은 100일 프로젝트에 도전 중이고 또 도전을 완수했다. 백백 프로젝트도 그 수많은 도전 중 하나다. 이 수많은 도전을 통해 나는 내가 끈기가 없는 사람이 아닌 누구보다 끈질긴 사람임을 깨달았다.
힘들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결국 해냈고 또 해내는 중이다. 나는 지금 나만의 마시멜로우를 하나씩 모으는 중이다. 마시멜로우를 최고로 맛있게 먹을 그 순간을 위해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백백 쓰기를 완수한다.
'내마음 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34. 위로 (0) | 2022.02.05 |
---|---|
100-33. 왜 말을 그렇게 해? (2) | 2022.02.04 |
100-31. 혼 술 (0) | 2022.02.02 |
100-30. 섰다. (0) | 2022.02.01 |
100-29. 1월의 마지막 밤에 (0) | 2022.01.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