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 한 캔을 곁들여 먹는다. 처음엔 맥주 300ml도 다 못 마셨는데 술이 는 건지 이젠 500ml 한 캔을 거의 다 마신다. 몸을 생각해서 주 2,3회로 한정해서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맥주 대신 작년에 담근 오디담금주 한 잔을 마셨다. 나는 원래 담금주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 오디 담금주는 새콤달콤해서 무척 맛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엔 맥주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와인이나 담금주가 더 당긴다.
내가 혼 술을 시작한 건 제작년 여름부터다. 술은 자고로 '함께 마셔야 즐겁고 맛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더위를 떨치고자 맥주 한 캔을 마신 뒤론 이젠 저녁을 먹으면 절로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만큼 반주, 혼술에 빠져버렸다. 물론 워낙 술을 잘하지 못해 많이 마셔도 맥주 한 캔이 전부이지만 그 한잔이 내게 주는 개운한 위로가 지친 일상에 큰 활력이 된다. 술을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더 맛있는 술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그래서 작년 여름 마트 행사 기간에 윈저 17년 산 위스키를 구입해 하이볼도 만들어봤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그렇게 빠져든 혼술 덕분에 주류 매장을 찾는 일도 흔해졌다. 보통은 4개에 만원 하는 세계 맥주를 많이 사 마시고 특별한 날엔 내가 좋아하는 레드와인과 엄마 취향의 모스카토를 구입해 함께 마시기도 한다.
대학시절엔 호기로운 마음에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무리해서 마시고 술병으로 며칠을 고생했었더랬다. 그 기억 때문인지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이제 혼술을 즐기고 있으니 이젠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오늘은 오디담금주를 마셨다. 맛있는 술을 마시니 절로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음엔 맛있는 밥상과 좋은 술로 푸짐하게 한 상 차려 좋은 이들과 함께 나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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