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마음 공방

100-83. 용서합니다.

by 윈디 windy 2022. 3. 26.
728x90
반응형
SMALL

 

 어젯밤 아빠가 너무 미워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너무 불편하고 밉고 싫었다. 나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아빠가 나도 너무 미웠다. 하지만 알고 있다. 누굴 미워하는 감정은 결국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의 선택일 뿐이다. 그래서 계속 스스로에게 말해줬다. 미워해도 된다. 그렇지만 진정 나를 위한 길은 용서하는 거라고. 올라오는 미움에 저항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인정해주니 점차 미움의 감정이 옅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한 용서는 아니었다. 어쩌면 오늘 밤 아빠와 대화를 시작한다면 다시 미움이 올라올 수도 있다. 그래도 두렵지 않다. 나는 내가 이 감정을 잘 흘려보낼 것을 믿는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나기 전, 부모와 환경을 선택해서 태어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를 환경을 탓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처음 그 얘길 들었을 땐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저항감이 컸다. 하지만 꾸준히 마음을 단련하면서 그냥 그렇구나 받아들여졌다. 오늘 일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내가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지금은 도무지 모르겠어. 힌트 좀 주라~' 혼잣말을 했다. 말하고도 좀 어이가 없어 웃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잘 되길 응원한다. 소중한 나를 위해 나는 모든 걸 할 준비가 되어있다. 까짓거! 용서가 대수랴! 내가 선택했다는데!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채 살아가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다시 그 아픔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의 미움을 인정하고 용서하려 한다. 

 

 아빠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나의 분노를 인정하고 용서한다. 용서를 위해 나의 모든 미움을 솔직히 고백한다.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오늘 내 마음을 솔직하게 직면하고 또 고백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728x90
반응형
LIST

'내마음 공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85. 그랬으면 좋겠다.  (0) 2022.03.28
100-84. 다시  (0) 2022.03.27
100-82. 공모전 수상의 기록  (0) 2022.03.25
100-81. 안심하세요.  (0) 2022.03.24
100-80. 수고했어, 오늘도^^  (0) 2022.03.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