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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백프로젝트74

100-4. 오늘도 수고했어. 물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묵화, 김종삼- 오늘도 참 많이 수고했어. 추운 데서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느라 많이 고단했지? 네 몸보다 더 큰 옷을 겹겹이 껴입고 추위 때문에 잔뜩 긴장해 있다가 ‘드디어 퇴근 시간이구나!’ 일을 마치고 나면 온 몸 구석구석 밀려드는 통증에 눈물이 찔끔 난다. 오늘은 왜 배까지 아파서는. 정말인지 일하는 내내 조퇴하고 집에 가고 싶었는데 그냥저냥 꾹 참았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발바닥이 쿡쿡 쑤셔서 바닥에 발을 딛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어. 아이구. 네가 주인 잘 못 만나서 고생이다. 미안해. 내가 꼭 성공해서 롯데 시그니엘 에비앙 스파 받게 해 줄게. 약속! 야! 너도 편.. 2022. 1. 6.
100-1. 2022년은 봄 2021년은 내게 참 시린 계절이었다. 아주 많은 것을 잃어야 했고 나의 우를 인정해야 했으며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낡은 것들을 버리느라 내내 애를 써야 했다. 그럼에도 버틴다는 건 언젠가 이 모든 것들도 지나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오래 참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을 뿐이다. 2022년 첫날에 나는 폭풍 같은 눈물로 하루를 마감했다. 그냥 모든 게 다 서럽고 원망이 됐다. 그래서 내가 믿는 신께 죄송하다고 기도했다. 원망해서 죄송합니다. 탓해서 죄송합니다. 더 오래 버티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소리 없는 울음에 몸도 마음도 구겨지고 무너졌다. 거울 속 내 표정이 너무 지쳐 보여서 더 눈물이 났다.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얼굴선을 타고 .. 2022.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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