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짜장면이 먹고싶었어!!!

장거리 연애중인 우리는
2주 간격으로 월2회 데이트를 즐긴다

이번주 토요일 우리는 서울역 오제제를
시작으로 1박 2일 데이트 코스를 짰다

서울 오제제는 줄서기시스템(순번제)이라
시간 예약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운전해서 오는 남자친구 대신
지하철로 이동하는 내가 테이블링 어플로
예약을 성공했고 36번을 받았다

분명 충분히 여유 있는 번호였는데
비가 오고 차가 막히고 주차 공간 찾기가 어렵고
갑자기 대기번호가 순식간에 빠지면서
정말 5분 차이로 예약 취소가 되는
당시엔 진짜 너무 화가 나고
늦은 남자친구 때문인 거 같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까닥하단 오늘 데이트를 제대로 망칠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남자친구와 날이 선 짧은 통화를 마치고
나는 내 감정을 마주 보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진실은 무엇인가
- 예약이 취소됐다
- 오제제 대신 다른 곳에 간다
- 비가 왔고 토요일이고 주차가 힘들다

그러자 화가 난다고 여겨졌던 감정이 누그러졌다
그러자 주변에 즐비한 식당들이 보였다
그러자 오늘 새벽 3시까지 짜장면 먹방을 보며
짜장면을 먹고 싶어 했다는 게 떠올랐다

그 즉시 서울역 근처 짜장면 맛집을 찾고
남자친구와 함께 짜장면을 먹으며
즐거운 데이트을 시작 했다

내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자
무조건 오케이 해준 고마운 남자친구 ㅠㅠ
고맙습니다❤️

짜장면 먹고 행복해진 기분으로
미리 예매해 둔 전시회도 다녀오고

여의도 한강공원에가서
간식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저녁엔 남자친구가 사서!!
구워주기까지 한 소고기도 배 터지게 먹었다

만약 오제제 예약취소를 불행으로 여기고
데이트를 시작했다면
이 모든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사실 나는 짜장면이 정말 먹고 싶었다
그리고 오제제 취소 덕분에
짜장면을 먹을 수 있었으니
내려준 비도
주차를 헤매준 남자친구도
예약 취소 메시지를 보낸 오제제도
모두 감사합니다😍